alcohol for a DREAM

그제는 꿈을 꿨더랬어.
어찌나 황홀하던지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걸 자면서도 느낄 수 있겠더라고.
그래 바로 그 때였을꺼야. 현실과 꿈이 동시에 오버랩되는 바로 그 순간.
너무나 엄청난 현실과의 괴리감에 난 몸서릴 쳤어. 거기다 두려움까지 엄습해 왔지.
'오 제발 이게 꿈이 아니길... 만약 꿈이라면 좀 더...'
표현이 상투적이고 진부하지만 당시의 솔직한 내 심정을 숨기진 않겠어.
더 솔직해 지자면 말이야. 그건 고통 바로 그것이었어.

어불성설이지만 어젠 그 꿈을 이어서 꾸고싶은 생각에 평소보다 일찍 자릴 폈지.
이것이 또 다른 화근을 불러올 줄이야.
꿈은 고사하고 잠조차 오질 않는 것이었지.
제길~
자릴 피고 누운지 정확히 두시간 후, 난 부엌에서 술을 찾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어.

이럴 때 필요한 건 술이야. 그것도 일어선채로 숨도 쉬지 않고 단숨에 마셔버리는 술.
그럼 평소 주량의 2/3 정도면 all system down이지.
어느 가사처럼 순도 백퍼센트의 인간화염병이 될 수 있다는 말이지.

하지만, 부엌 어디에도 그 흔한 소주 한 병이 없더라고. coke을 찾는 중독자의 그것처럼 나의 손놀림은 바빠졌지.
서둘러야 했어.
잠든 가족들이 깨어버리기라도 한다면 뭐라 변명할꺼야.

결국 찾아낸 건 파파가 아끼시는 시바스 리갈과 집에서 담근 인삼주.
벼룩도 낯짝이 있지만... 토끼남은 그런건 없어.
일단은 인삼주(약간 쫄았나?)의 콜크를 땄지. 죽이더군.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찐한 맛이 완전 '약주' 더라고.
양이 턱없이 부족했기에 철저하게 FM대로 했지.
기분은 좋았지만 말이야. 그다지 효과가 있진 않았어.

결국 미친 척 하고 시바스 리갈의 뚜껑을 비틀었지.
방법은 전과동 선채로 "완 그라수 이빠이~"

여기서 잠깐- 선채로에서 선 것은 몸전체를 의미함.
혹시나 따라하고픈 분들을 위해 두 마디 하자면,
취기가 돌기 전까진 절대 앉아선 안됨.
필요하다면 문워커도 도움이 됨.

하지만 꿈은 없었어.

오늘?
오늘은 늦지 않게 훼미리마트에서 이슬이나 충분히 사둬야지.

Posted by 민혁아빠

2002/02/21 13:44 2002/02/2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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